그럼, 부처님의 침묵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자. 침묵의 사전적 정의는 ‘아무말도 않고 잠잠히 있음’이다. 부처님의 침묵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이 ‘10가지 질문 혹은 14가지 질문에 대한 침묵’이다. 이 내용은 ‘독화살의 비유’로 더 유명하다. 이와 관련된 경전이 『맛지마 니까야』 63번 경인 ‘말룽끼야에게 설하신 작은 경(Cūḷa-Māluṅkyasutta)’이다. 이 경전에서는 10가지 질문에 대한 붓다의 침묵이 기록되어 있다. 질문에 대해서 답하지 않음을 ‘무기(無記, avyākata)’라고 한다.
무기는 달리 난문(難問)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는 의미다. 무기에서 제시되는 질문은 크게 3개의 범주이다.
① 세계에 관한 난문 ② 명(命)과 육체에 관한 난문 ③ 여래에 관한 난문이다. 먼저 세계에 관한 난문은 ‘세계는 상주하는가? 상주하지 않는가?’, ‘세계는 유한한가? 무한한가?’의 4가지로 구성된다. 명(命)과 육체의 난문은 ‘명과 육체는 같은가? 별개인가?’의 2가지로 구성된다. 여래의 관한 난문은 ‘여래는 사후에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하는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닌가?’의 4가지로 구성된다.
이들 문제들을 보면, 뭔가 대단한 문제처럼 보인다. 실제 이러한 문제는 오랜 철학의 주제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마치 진리와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첫 번째 세계에 대한 난문에서 세계는 ‘우주’다. 이 우주는 영원한가, 그 끝은 있는가와 같은 질문은 천체물리학에서 다루는 내용이다. 두 번째 난문은 무상하고 소멸하는 육체와 형이상학적 원리로서의 정신이나 영혼과의 관계를 다루는 주제이다. 쉽게 표현하면 영혼과 육체의 관계 문제이다. 이는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세 번째는 윤회를 벗어난 깨달은 존재는 사후에 존재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들 문제는 공통점이 있다. 즉 우리의 경험세계를 벗어난 질문이란 점이다. 우리가 얼음이 차가운가 뜨거운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경험을 통해 일치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을 벗어난 질문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게 된다. 이때는 자기의 생각이나 관점이 중심이 되어, 사실이 아닌 주장을 펼치게 된다.
부처님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답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왜 침묵하셨을까. 경전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