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자아 발견을 위한 철학적 글쓰기
우리는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 보는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중시하는 삶을 산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의 과거는 무표정으로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신을 뒤돌아보지 않기 때문에 과거의 그 어떤 흔적도 자기 자신의 모습에 나타나지 않을 테니까. 아마도 우리는 현실적 삶에 대한 강박증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큰 중압감만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지 싶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의 삶이 새로운 삶의 시작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이어가는 삶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과거를 성찰하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과거에 대하여 어떤 표정을 취하고 또한 그 표정을 보정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삶은 ‘읽기’에서부터 시작한다. 16세기의 프랑스의 계몽주의 철학자 몽테뉴(M. de Montaigne)는 과거에 대한 성찰로부터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인식이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과거의 정신적 유산을 만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만남은 독서, 즉 읽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읽기는 책과의 사귐이다. 책은 과거의 유산을 기록한 것이다. 성현들의 보석 같은 삶의 가르침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언제나 같은 표정으로 우리 곁에 있다. 우리가 부르면 언제라도 찾아오며, 원하면 항상 우리가 가는 길의 동반자가 되어주기도 하는 좋은 친구이다. 이런 친구와의 교제는 읽기이며,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이기도 하다.